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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 동양의 탈무드 독서리뷰
몇 년 전 올재 클래식스 E북을 통해 열자를 처음 접하고 서너 번 읽으면서 사람의 운명에 대해 생각이 많이 변화되었어요 열자는 중국의 도가 사상가로 전국시대 사람으로 전해져 내려오지만 그가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 알 수는 없어요 책 속에 간간이 등장하는 열자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구름을 타고 다닌다거나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단숨에 갈 수 있었다고 표현되지만 이러한 이야기에 신빙성이 보이진 않는데요 하지만 지어낸 이야기든 아니든 열자의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생각되어요
책의 내용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몇 가지 하자면 한마을에 살던 부자는 매일 대낮부터 친구들을 모아 술판을 벌이고 떠들썩하게 노는 것을 즐겼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무장이 말을 타고 그 옆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매가 물고 가던 썩은 쥐가 그 무장에게 떨어졌고 화가 난 그는 그 부자가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하여 그와 그의 가족 모두를 살해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방자한 삶은 하늘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자연의 이치를 보여주는 데요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도 잘 나가던 사람이 한순간에 몰락하게 되는 일은 빈번하다고 할 수 있어요
이와 대조하여 다음 이야기는 한마을에 덕이 많은 한 부유한 가문이 있었다고 해요 그 집의 어른은 다른 부유한 사람들에 비해 아랫사람들에게 많이 베풀고 기근이 들자 마을 사람에게 식량을 나누어주는 등 선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세월이 흘러 선대의 부를 이어가지 못했고 남은 후손들이 어렵게 살아야 할 처지가 되었지만 선대의 덕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후손들을 도와 어렵지 않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요이 이야기는 덕을 베풀면 반드시 돌아오고 자신이 받지 못하더라도 후손에게까지 전해진다는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흔히 자식을 아끼는 마음이 있지만 자신의 행동이 가족의 운명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가져야 집안 대대로 복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끝으로 제가 가장 감명받은 이야기인데요 한마을에 한날한시에 태어난 두 친구가 있었다고 해요 둘은 나이는 물론 외모와 능력도 비슷하고 품성도 다르지 않았지만 한 친구는 하는 일마다 잘되어 일찍이 성공을 누렸고 다른 친구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가난을 면치 못했다고 해요 하루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의문점이 생긴 가난한 친구는 성공한 친구를 찾아가 물어다고 해요
우리가 서로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는 데 나는 왜 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자 성공한 친구는 네가 나보다 더 못하고 못난 것을 왜 나에게 와서 묻느냐고 반발했고 가난한 친구는 상처를 받아 망연자실하고 있었는데요 이때 지나가던 현인이 슬퍼하는 이유를 묻자 그 사정을 이야기했고 그 현인은 사람마다 타고난 능 운명이 정해져 있는데 그 걸 모두 자기의 능력과 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니 자신의 운명을 기뻐할 것도 없고 탓할 일도 없다 라고 말하자 그 후로 가난한 친구는 가진 게 없어도 얼굴이 어둡지 않았고 두 발을 뻗고 잠이 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가장 가슴속에 남았던 이유는 타인과의 비교가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금수저 흙 수저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이 태어나면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것처럼 누구는 좋은 운명을 누구는 그렇지 않은 운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하늘이 정해준 운명을 가지고 자랑할 이유도 없고 못 가졌다고 신세를 한탄하고 남을 원망할 일도 아니라 것이죠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때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복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고 사는 것이 가장 올바른 생활이라고 할 수 있죠 열자는 동양의 탈무드라고 불릴만한 책이지만 학생보다는 어른들이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열자를 읽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읽어본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저는 열자를 읽고 어려운 현실 속의 문제들을 많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문제는 마음에서 비롯되기 마련인데요. 도가 사상의 가르침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소개하는 열자는 각 이야기 마다 심금을 울리는 교훈이 있었습니다. 서양에 이솝우화가 있다면 동양에는 열자가 그에 못지 않은 인생의 교훈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일반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성인들이 배우고 마음속에 새겨야할 가르침이 들어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생각하는 문제들은 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큰 문제나 장애 또한 다른 사람이 보았을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이 세상을 나타내는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무수한 분야에도 아직 공석이 자리하고 있으며 사상이나 종교도 항상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밝게 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되 운명이 아닌 길을 가면서 운을 찾는 다는 것은 조금 미련한 행동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사주나 운명을 믿고 있지만 부정적인 암시는 저의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올바른 삶이 라고 제 스스로 정의해보았는데요. 아마도 책속의 열자 라는 인물도 삶과 운명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여 진리라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에 나오는 열자는 구름이나 바람을 타고 다녔다고 묘사됩니다. 장자의 책에는 열자가 신화의 인물처럼 묘사도기도 하는데요 저역시 이분이 실존 인물인지 알 수 는 없지만 캐릭터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습니다.